본문 바로가기


1분 상식

트렌드 코리아 2024 10대 키워드 소개 요약 정리

by 딱1분 2023. 12. 29.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2009년부터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벌써 16번째 발간물이겠네요. 대표저자인 김난도 교수는 이것뿐만 아니라 <아프니까 청춘이다> 등을 집필하여 자기계발서 열풍을 몰고 오기도 했었는데요.

 

이래저래 시류를 잘 읽는 것이 느껴져서 저도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편입니다. 물론 그간의 발간물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접하게 되어 2024년 핵심 키워드 10가지를 간략히 소개해 드릴까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썸네일

 

트렌드 코리아 2024 표지

 

1. 분초사회

말그대로 1분 1초까지 중요시 여기는 사회가 되어간다는 개념인데요. 시간이 돈만큼 혹은 돈보다 중요한 자원으로 변모하면서 ‘시간의 가성비’가 중요해졌습니다. 단순히 바빠서가 아니라, 요즘 사람들에게는 볼 것, 할 것, 즐길 것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죠. 이로 인해 직주 근접, 재택 및 유연근무 등에 대한 니즈도 점차 커져가고 있습니다. 

 

저만해도 요즘 집에 있으면 TV를 잘 보지 않습니다. 유튜브나 OTT 등 스마트폰에서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속도를 기존방송국에서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달까요? 방송국 채널을 시청하는, TV 본연의 기능을 활용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콘텐츠의 속도가 빨라진 만큼 시간의 밀도가 높아졌으니, 본능적으로 그 밀도를 충족하는 것만 찾는 것이겠죠. 하지만 그럴수록 반대급부, 즉 여백의 시간이나 아날로그 역량 등이 중요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 아닐까요?

 

2. 호모 프롬프트

프롬프트는 AI에게 원하는 답을 얻어내기 위해 인간이 던지는 질문을 뜻합니다. 호모, 즉 인간과 결합한 '호모 프롬프트'는 의역하면 AI에게 질문을 던지는 자, AI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사람 정도가 되겠는데요. 결국 인간이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에, AI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부족함을 메꾸는 것은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이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 있는데요. 최근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AI가 가장 잘하는 것이 사례를 반복적으로 입력하여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화이트 칼라' 직군이 '블루 칼라' 보다 오히려 더 쉽게 대체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AI가 인간의 '판단력', '해석력' 같은 영역들을 침범하지 못하는 일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그리고 침범을 막을 수는 있을지.. 참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3. 육각형 인간

육각형 인간은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 등 모든 것에서 하나도 빠짐이 없는 사람을 뜻합니다. 과연 우리 사회에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이것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강박적 완벽함에 대한 반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어차피 닿을 수 없는 목표이기에, 포기를 즐기는 놀이이자 타인을 줄 세우기 위한 잣대로 활용되는 것이기도 하고요.

 

사실 '육각형'에 대한 이야기는 이성을 만나기 위한 사전작업(?) 중에 가장 많이 들으셨을 텐데요. 어떤 종류의 만남이든 상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상대를 평가하고 있진 않으셨나요. 책에서는 이것의 등장배경으로 여러 가지를 제시합니다만, 저는 그냥 이건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과 비교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4.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소비자의 지불 의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빅데이터의 활용과 실시간으로 모든 변수를 측정해내는 AI의 발달로 인해 시간, 장소,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일물N가’ 전략이 바로 이것입니다. 일물일가의 법칙이 사라진 셈이죠. 

 

기존에도 항공권, 숙박권에는 적용되어 있는 개념인데요. 이제는 다른 영역까지 확장되는 중인 것 같습니다. 등장배경으로는 기업이 고객과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가격을 찾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아직까지 저는 윈윈을 경험한 적이 없네요. 항상 기업에게 졌던 것 같습니다. 기업에게만 최적가가 아니라 고객에게도 최적인 최저가를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5. 도파밍

도파밍은 '도파민'과 '파밍'의 합성어입니다. 게임 속에서 유저가 아이템을 모아가는 행위를 파밍이라고 하는데요. 도파밍은 도파민을 분비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것들을 좇는 일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겠습니다.

 

재미의 추구는 언제나 인간의 화두였습니다. 엉뚱하고 기발하면서, 지극히 무의미한 일들이 주목을 끄는 건 재미의 측면에서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겠죠. 오직 재미와 자극, 호기심에만 초점을 맞춘 숏폼 콘텐츠들이 범람하는 것도 이렇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흐름이 좋아 보이지는 않네요. 쾌락이 지나고 난 후에는 그에 상응하는 허무함이 따라오기 마련이니까요.

 

6. 요즘 남편 없던 아빠

전통적 가부장제 속 권위적 가장에서 벗어나 평등한 동반자로 역할이 바뀌어 가는 요즘 남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결혼이 인생의 가장 큰 선택이 된 오늘날,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아빠들이 사회의 풍경을 바꾸고 있죠.

 

사실 이건 2024년 트렌드라고 하기에는 조금 지난?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가부장'이라는 단어 자체가 요즘 결혼 시장 또는 부부 관계에서 사라진 지 오래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키워드가 사회에서 무분별하게 소비될 경우 딱히 좋을 건 없다고 보는데요. 가정 내에서 남자의 역할 확장을 요구하는 편향적 시선은 성갈등을 야기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아도 무결혼 저출산 문제로 시달리는 우리 사회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7. 스핀오프 프로젝트

기존의 '스핀오프'는 영화나 드라마의 본편에서 따로 떨어져 나온 작품(파생작, 번외작)을 가리켰는데요.  이제는 단어의 의미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어 비교적 저예산과 유동적 전략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도해보는 일을 가리킨다고 하네요. 기업의 입장에서는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고, 성공할 경우 예상 밖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어 바람직한 변화로 보입니다.

 

개인들도 커리어 개발이나 추가 수입 등을 위해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요. 나의 본업에서 따로 떨어져 나온 부업이 곧 스핀오프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겠네요. 직장인인 제가 이렇게 블로그를 운영해 보려 노력하는 것처럼 말이죠.

 

8. 디토소비

'디토(Ditto)'는 이탈리아어(토스카나 방언)에서 유래한 단어로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은'이란 의미입니다. 한마디로 '나도'라는 이야기인데요. 뉴진스의 노래에서 영감을 받았나 싶네요. 어쨌든 이에 따라, 나의 가치관과 취향을 오롯이 반영하는 사람, 콘텐츠, 유통 채널의 선택을 따라 하는 것을 디토소비라고 합니다. 

 

이것도 사실 조금 오래된 일이죠. SNS 속 인플루언서들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배경에는 바로 이 디토소비가 자리 잡고 있으니까요. 이제는 단순히 유명인을 따라 하는 것에서 벗어나 특정 셀러, 특정 대리체가 제안하는 선택을 추종하는 것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는데요. 소비 실패 가능성을 줄여준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9. 리퀴드폴리탄

리퀴드(liquid, 액체)와 폴리탄(politan, 도시)의 합성어인데요. 이제 지역은 하나의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이동하고 흐르는 유연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액체도시'라 표현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곳에 머무르며 거주하는 '정주인구'보다 특정 목적을 갖고 그곳에 자주 들르는 '관계인구'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죠.

 

양양의 '서피비치'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주중에는 서울에서 일을 하고 주말에는 양양에서 서핑을 즐기는, 유목적 라이프스타일을 구가하는 사람들이 주변에서도 꽤나 보입니다. 고속철도 등 광역 교통은 발달하지만, 지역의 정주인구는 감소하는 불균형적 사회에서 지방의 소멸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해법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네요.

 

10. 돌봄 경제

단순히 장애가 있어 돌봄이 필요하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누구나 돌봄을 받을 수도 있고 줄 수도 있는 '시스템화'된 시장이 필요하다는 개념입니다. 초개인화하는 나노사회, 1분 1초가 아쉬운 분초사회에서 돌봄은 단지 연민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의 문제겠죠. 현대사회의 인간이라면 누구나에게 한 번쯤은 돌봄이 필요하니까요.

 

심각한 저출산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돌봄의 시스템화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조금씩은 그렇게 돼 가는 과정인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비단 아이의 돌봄 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돌봄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에게도 엄마가 필요하지만, 엄마에게도 엄마가 필요하니까요.

 

 

오늘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